우리나라 국민에서 비타민 d 결핍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로 ‘자외선 차단제(선크림)’가 지목된 바 있다. 비타민 d는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생성되지만, 자외선 차단제가 이를 막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부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영국피부학회지(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최신 호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외선 차단제의 uva 차단 효과가 높을수록 오히려 비타민 d 합성이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 원인으로 uva 차단 효과가 높을수록 uvb 전달력(transmission)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양 광선의 자외선은 uva, uvb, uvc로 나뉘는데, 이 중 중간 파장의 uvb에 의해서만 비타민 d가 생성된다. 피부세포 속에 존재하는 7-하이드로콜레스테롤이 uvb를 만나면 프리비타민 d3가 되며, 이중 절반이 비타민 d3로 변한다. 흔히 말하는 비타민 d는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d3를 일컫는다.
연구팀은 폴란드인 79명을 4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북위 28도로 자외선 지수가 높은 tenerife 지역으로 이동하여 건강한 폴란드인 40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일주일간 생활하게 했다. 자외선 차단제는 모두 spf 15였지만, 한 그룹에는 uva 차단 지수가 낮은 제품을, 다른 그룹에는 uva 차단 지수가 높고, uvb도 차단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게 했다. 또 두 그룹 모두에게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반면 폴란드에 남은 39명 역시 두 그룹으로 나눠 17명은 대조군으로 선정하고 나머지 22명에게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게 했다. 이들에게는 별도로 자외선 차단제 사용법을 설명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24시간 전과 연구 시작 1주일 후 24~48시간에 연구 참여자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비타민 d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올바른 사용법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도포하고 생활한 tenerife 지역의 모든 그룹에서 비타민 d 농도가 대단히 의미 있는(highly significant) 수치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uva 차단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 그룹은 그보다 낮은 차단지수를 사용한 그룹보다 비타민 d 농도가 약 1.5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하지 못한 체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한 그룹에서도 비타민 d 농도가 어느 정도 높게 측정됐다. 단, 이들에게는 일광화상도 함께 확인됐다.
king’s college london(kcl)의 실험광생물학(experimental photobiology) 명예교수 antony young 박사는 "그동안 자외선 차단제가 비타민 d 합성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로 자외선 차단제가 비타민 d 합성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자외선 차단제가 비타민 d 생성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고, “피부암, 일광화상 등을 예방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하기 30분 전에 발라야 하며 적정량을 도포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성은 900mg(손가락 두 마디 분량), 여성은 800mg(손가락 1.5마디 분량) 정도를 발라야 한다고 권고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